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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말/책 리뷰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고

by Stefanokim 2025. 8. 7.

 

 

끝없이 굴리는 , 그러나 우리는 시지프를 사랑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무의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있을까?
태양은 매일 떠오르고, 삶은 흐르고,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모든 반복이 낯설고 지겹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순간,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는 우리에게 말을 건다.

그는 말한다.
삶은 부조리하고, 세계는 이해할 없는 질서로 가득하며, 결국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고.
그러나 그런 세계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고.
아니, 살아가야만 한다고.

 

부조리한 세계와 맨몸의 인간

『시지프 신화』에서 카뮈는 말한다.
부조리란 인간이 세계와 마주할 느끼는 감정이다.”
그것은 어떤 철학적 체계보다도 직설적인 삶의 감각이다.
가령 사랑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 아니면 모든 것이 무너졌을 , 혹은 단지 아침에 눈을 떴는데 삶이 너무 낯설게 느껴질 .
그럴 우리는 말할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가?”

카뮈는 물음 앞에서 회피하지 않는다.
신에게 도피하지 않고, 철학적 체계에 기대지 않는다.
그는 인간이 홀로 맞서야 하는 **‘의미 없음’** 정직하게 바라보자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부조리 철학의 시작이다.

 

시지프, 돌을 굴리는 인간

중심에 시지프가 있다.
그리스 신화 인물, 신들을 조롱한 죄로 인해 꼭대기까지 돌을 굴려 올리면 다시 굴러 떨어지는 형벌을 영원히 반복하는 존재.
겉보기엔 절망 자체다.
끝없는 반복, 아무런 결실도 없는 노동, 빠져나올 없는 굴레.
시지프는 살아 있으나 죽어 있는 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뮈는 시지프를 **“부조리의 영웅”**이라 부른다.
왜일까?

그는 말한다.
시지프가 산을 내려오는 순간, 우리는 그가 의식한다고 느껴야 한다.”
시지프는 자기 운명을 알고 있다.
그는 돌이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다시 돌을 밀기 위해 산을 오른다.
반복을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반항을 선택한다.

이때 그의 내면은 자유롭다.
그는 신이 부여한 형벌 속에서조차 스스로를 주체로 삼는다.
그는 신을 거부하고, 절망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그저 행위 자체를 끌어안으며 다시 걸음을 시작한다.
순간, 그는 이상 비극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는 삶의 작고 미세한 의미를살아냄으로써 창조해내는 자다.

 

삶의 의미는 없다, 그렇기에 살아야 한다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의미 없음을 직시한다.
인생은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정면으로 맞선다.
그의 대답은 명료하면서도 무겁다.
삶에는 고통이 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죽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삶을 해명하려 하지 않는다.
삶을 **“살아야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운명을 감당하는 인간의 자세를 탐색한다.
그것은 반항이자 수용이다.

반항이란 죽음을 향한 도전이 아니라, 자체에 대한 끊임없는 의지다.
의미를 외부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행위 자체에 몰두하는 .
끝이 없는 청소, 반복되는 육아, 지루한 출근길, 끝나지 않는 마감.
모든 평범하고 일상적인 노동이 어쩌면 시지프가 굴리는 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위 속에서, 반복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웃고, 울고, 살아낸다.
그게 삶이다.
그게 인간이다.

 

우리는 시지프를 사랑해야 한다

카뮈는 에세이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시지프를 행복한 사람으로 상상해야 한다.”

정말 그럴 있을까?
도저히 끝나지 않는 노동을 반복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지프는 **“알고도 감행하는 존재”**.
그는 무지하거나 속지 않는다.
그는 현실을 정확히 알고,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한다.

마치 매일 같은 길을 걷는 우리가 어느 길가에 작은 들꽃에 감동을 받는 것처럼.
마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어느 커피 잔에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모든 순간에 시지프가 있다.

행복은 거대한 의미의 창조가 아니라, 작고 단단한 현재에 깃들어 있다.
시지프는 사실을 누구보다 안다.
그는 바위를 올릴 때마다 새로이 존재하고, 새롭게 반항하며, 새롭게 삶을 확인한다.
그렇게 그는 죽음보다 강하다.
절망보다 단단하다.

 

삶은 물음이 아니라 응답이다

『시지프 신화』를 읽고 나면, 삶에 대한 질문이 조금 달라진다.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게 된다.

카뮈는 우리에게 철학적인 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는 우리에게 명의 인간을 보여준다.
인간은 산을 오르고, 돌을 밀고, 숨을 헐떡이고, 다시 내려간다.
하지만 그는 다시 오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아있다는 사실이, 이미 하나의 응답이기 때문이다.

 

, 그리고 우리의 시지프

우리도 각자의 돌을 굴린다.
끝나지 않는 가족 문제, 경제적 어려움, 사회의 무게, 자신과의 싸움.
모든 무게가 우리 어깨 위의 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돌을 내려놓지 않고 다시 굴릴 있다면,
자체가 우리의 반항이고, 우리의 자유다.
우리는 스스로의 시지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지금, 살아내고 있다.”

문장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우리는 시지프를 사랑해야 한다.
지금 순간에도 묵묵히 돌을 굴리는, 모든 우리들을 사랑해야 한다.